검찰이 16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체납 추징금 1672억 원을 받아내기 위해 사저(私邸) 재산을 압류하고 일가(一家)의 기업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국세징수법에 의한 압류와개정 공무원범죄몰수특례법(전두환 추징법)에 의한 압수수색의 병행은 대법원이 1997년 4월 17일 군형법 반란·내란 및 수뢰에 대해 무기징역형을 선고하고 2205억 원 추징을 부가한 이래최고 밀도의 환수 처분이다.
정의(正義)와 법치(法治)의 단죄 로추징금판결 이후 16년 만이다. 헌정질서 파괴 사범에 대한 응징을 마무리하기 위한 압류·압수수색일이 17일 '제헌절 제65주년' 하루 앞이었다는 시의적 함의도 각별하다. 헌법 제정 정신과 준법의식을 되새기는 날에 그동안 법집행의 성역 또는 예외로 남아 있던 영역을 또 하나 허무는 이정표라 할 만하다.
검찰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체납 추징금 1672억원을 받아내기위해 전씨의 친인척 주택ㆍ사무실 13곳을 어제 압수수색했다.
그 전날에도 검찰은 전씨 자택 재산을 압류하고 전씨 일가의 주택과 사무실 17곳을 압수수색했다.
전씨가 대통령 시절 조성한 비자금과 관련해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은 것은 1997년 일이다. 전씨는 그중 533억원만 납부하고 16년 동안 호의호식하며 살아왔는데도 당국은 대충 모른 체했다. 2004년엔 차남 재용 씨의괴자금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전 대통령의 비자금 일부가 노출되기도 했으나 검찰 추징으로는연결되지 못했다. 전씨는 "예금통장에 29만원밖에 없다"고 딴전을 피우며 비자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
장남 재국 씨가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에 2004년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지난달 공개되면서 전씨 일가의 재산은닉은 새삼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추징 의지를 표시했다. 국회도 일명 '전두환 추징법'으로 불리는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이달 12일부터 시행되도록 했다. 대통령과 국회가 강력한 추징 의지를 보이자 그동안 팔짱을 끼고 있던 검찰이 비로소 행동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금속탐지기까지 동원해 전씨 자택을 뒤졌고 집기류 등 물품에는 압류딱지를 붙였다.
압류·압수수색의 실제적 성과를 가늠하기는 이르다. 하지만전 전 대통령 측이 은닉한 재산을 철저히 추적해 추징금을 완납시켜야 한다고 질정(叱正)해온 국민의 힘은 정부와 국회의 입체 협업(立體協業)을 견인하는 등 구체적인 추진 동력으로 가동되고 있다. 광주의 5월 그 33주년을 기해 대검은 5월 24일 미납 추징금집행 전담팀을 구성했고, 채동욱검찰총장은 '특별수사를 한다는 비상한 각오'를 당부해왔다.채동욱 검찰은 역대 정부, 역대 검찰의 과오를 씻는다는 결연한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이미 집행 된 추징금 532억 원 가운데 대법원의 선고 직후 환수분이 312억원, 59%에 이른다. 남은 220억원, 41%가 이후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와 당시 검찰의 '역할'이었다.
전씨 일가에 대한 압수수색을 보면서 법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한 오랜 답답함을 국민들은 조금이나마 해소했을 것이다.
또 정부 의지에 따라 법률 집행에 성역이나 예외가 있을 수도 있고 허물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목격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버티면 된다'는 생떼 의식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정부는 전직 대통령이든, 현직 권력자든 또 노동ㆍ시민ㆍ종교단체든 법집행에는 성역이 없다는 준엄함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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