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후반의 범죄율이 가장 높다'는 세계 범죄학계의 정설과 달리 국내에서는 40대의 범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산대 경찰행정학과 정은경 교수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국의 연령-범죄 곡선에 대한 사회문화적 접근'이라는 논문을 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하는 형사정책연구에 기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정 교수는 형사정책연구원 범죄분석통계시스템의 범죄자 연령 정보와 통계청의 인구 총 조사 자료를 이용, 1990년부터 2010년까지 인구 10만 명 당 연령별 재산 및 폭력 범죄 기소자 수를 5년 단위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2010년 폭력 범죄율(살인·강도·상해·폭행죄)은 40대가 인구 10만 명 당 882명으로 가장 높았다. 죄목별로 보면 강도는 10대에 가장 높고 폭행이나 상해는 40~50대에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폭력범죄율은 1990년에는 30대 초반, 1995년에는 30대 중반, 그 이후에는 40대에 가장 높게 나타나 해가 갈수록 폭력범죄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0년 연령별 재산범죄율(절도·사기·장물죄)을 보면 10대 후반과 40대에서 각각 10만 명 당 1천 명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재산범죄율을 다시 절도죄와 사기죄로 나눠 살펴보면 절도는 10대에서, 사기는 40대에서 더 높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경향은 미국과 서구를 중심으로 한 범죄학에서 정설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서구에서는 "시대나 지역, 범죄유형에 상관없이 연령-범죄 곡선은 10대 후반에 가장 높고 청소년기가 지난 이후에는 '성숙효과'에 의해 급속히 낮아지는 모양을 취한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범죄학자들은 국내에서 유독 중년층의 범죄율이 높은 것은 높은 실업률 및 이혼율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 교수는 국내에서 40대의 범죄율이 높게 나타난 원인으로 '경제적인 압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지목했다. 정 교수는 "경제위기에 따른 높은 실업률과 가정 내 갈등으로 인한 이혼율 증가로 인해 스트레스가 늘어나 더 많은 범죄에 노출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국내에서 범죄율이 높은 세대는 1955년에서 63년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와 일치하는데, IMF 외환위기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 실업률과 이혼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